교보문고에서 책을 탐닉하던 중 제목에 이끌려 책장을 넘겼다. 항상 불안했던 나의 연애를 떠올리며.
기본적으로 불안이 높은 편이다. 타고난 기질자체가 그렇다고 한다. TCI 기질 검사를 통해 타고난 기질과 현재의 성격을 확인하였는데, 본투비 불안이 높고 타인에게 민감한 아이라서 연애에서도 그런 면모가 한껏 발휘되었다. 그래서 연애마다 항상 불안을 안고 살았다. 상대가 조금이라도 연락이 늦어지면 왜 늦어질까하며 혹시 일부러 늦게 보내는 건 아닌지 하고 의심부터 하곤 했다. 애착유형 역시 불안형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고 훈련을 통해 그런 모습이 많이 사그라들었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의 연락을 일부러 씹거나 답을 늦게 하는 게 아니니 상대도 그럴 것이라는 마음, 타인이 곁에 없어도 나혼자 잘 지낼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어린시절 나를 부모님이 감정에 따라 키운것이 아니였다는 깨달음을 통해 '아 , 나는 그냥 타고나기를 불안이 큰 사람이지, 애착 형성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구나'라고 결론 내렸다.
저자는 심리 치료사로서 다양한 연애 상담 사례를 들어 애착 불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곁에 누군가가 없으면 불안해하는 불안형과 잡으려 손을 뻗을수록 달아나는 회피형 인간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불안형은 회피형에게 필연적으로 이끌릴 수 밖에 없는데, 불안할수록 다가가는 불안형에게 그것이 사랑이라 느끼는 회피형과의 안타까운 사례를 통해 어떻게 이 악순환에서 벗어날 것인가를 알려주는 해답서이다. 책 사례들을 살펴보다 보면 금세 하나의 챕터가 끝나있다.
과거 회피형과 연애를 해본 결론으로는 절대 회피형은 만나서는 안된다. 안정형을 만날때에는 몰랐던 소중함을 회피형을 만나 깨닫게 되었다. 다가가면 멀어지는 상대에게 불안을 심어주는 상대는 매력적인 상대가 아니라 오히려 나에게 독이 되는 사람이다. 최대한 멀리 피해야한다. 그와 연애하며 피폐해진 나의 마음에 이 책을 좀 더 일찍 읽었더라면 그때 그렇게 상처 받지 않았을까 나의 연애가 더 나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때 상처 받고 아파한 경험이 있으니 지금이 행복한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한다.
상대가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불안 애착에게는 아주 크고 중요하다. 내가 유기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 하나만 잘 형성한다면 아주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다. 그러한 믿음은 상대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내 스스로 나의 믿음도 중요하다. 내가 충분히 사랑받을만한 사람이라는 생각, 상대에게 요구하더라도 상대는 그것을 기꺼이 수용해줄 것이라는 생각들이 모여 불안 애착이 안정 애착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나는 왜 사랑할수록 불안해질까>에서는 사람들의 사랑에 목말라하는 불안형에게 어떻게 선을 그을 것인지 거절이 왜 필요한지 알려주고, 나를 먼저 사랑하는 방법을 깨우치게 해준다. 유기를 통해 형성된 애착이기에 누군가가 나를 구원해주리라는 이 사람 밖에 없다, 이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절대적 믿음이 얼마나 위험하고, 이별하더라도 잘 지낼 수 있다는 새로운 믿을 알려주어 연애를 할 때 휘둘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불안이 높고 연애를 하고 사랑하는 일이 힘든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